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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국내야구

2023 KBO 상반기 리뷰 키워드는 '연승'!

by 화르 2023.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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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 프로야구리그 상반기 리뷰


그 어느때보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시즌이 아닐까 싶다. 3위 두산부터 9위 키움까지 승차는 단 7경기차이, 각팀이 반경기에서 한경기 차이로 줄지어 서있다. 1위와 2위의 선두 경쟁 역시 치열하다. 엎치락뒤치락하는 형국이다. 상반기 막판 10경기에서 SSG가 3승 7패에 그치며 같은기간 6승을 챙긴 LG에게 상반기 1위 자리를 내줬다. 상반기를 10위로 마무리한 삼성도 비록 9위 키움에 5경기 뒤져있지만 포기하기는 이르다. 준수한 용병 세명이 건재하고, 토종선발 원태인과 공격형 포수 강민호가 고군분투 하고 있으며, 시즌 도중에 두 건의 트레이드를 만들어 내며 순위 상승의 희망을 놓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출처 : KBO 공식 홈페이지

2023 상반기 주요 키워드는 '연승'

치열한 순위싸움중이라 만만한 팀이 없다. 상대전적만 봐도 10위 삼성이 1위팀 LG에게 1승 8패 절대적 열세에 놓인 것만 제외한다면 각 팀은 모두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시즌보다 '연승' 소식이 잦은 이번 시즌이다. 다른 해 같았으면 연승의 주체는 주로 1~3위에 위치한 팀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상위권인 SSG와 LG는 물론 5연승 정도(?)의 연승은 자주 했지만 6연승 이상의 연승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시즌 초반 하위권을 맴돌거나 순위싸움에서 쳐지려고 하던 팀들이 6연승 이상 연승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눈길을 끌었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기세'를 보여줬던 롯데가 9연승으로 스타트를 끊더니, 6월 말 한화가 18년만에 8연승에 성공했고, 6월 말에서 7월 초 기아와 두산이 각각 6연승과 9연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아직 연승이 진행중이라 어디까지 연승을 끌고 갈지 관심사다. 이 네 팀의 연승은 우연이나 대진운 때문이 아니다. 대진운이 아님은 서두에 밝혔듯이 이번 리그가 매우치열하고 쉽게 볼 팀이 없다는 점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들의 연승에는 모두 사연이 있다. 

 

-기대치 낮았던 롯데 9연승 그리고 1위. 그 '기세' 다시 돌아올까.

출처 : 롯데자이언츠 제공

거인의 자존심이자 심장과도 같았던 사나이 이대호가 은퇴하면서 기댈 곳 조차 없어진 롯데는 오프시즌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선수 보강에 힘썼다. 주로 약점으로 꼽혔던 포지션 보강이었다. LG로부터 포수 유강남을, NC로부터 유격수 노진혁을 영입했다. 그리고 중계부터 선발까지 전천후로 활약이 가능한 투수 한현희도 영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호의 빈자리가 더 커보였고, 기존 롯데 인원 중에 기대할만한 선수가 떠오르지 않았던지라 롯데의 9연승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나균안이 팀의 에이스로 구심점을 완벽하게 잡아줬고, 용병 투수들이 부진했지만 또 다른 외부영입 선수였던 김상수를 필두로한 롯데의 불펜은 막강했다. 경기 종료까지 물고늘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선발싸움에서 비등비등하게만 버텨주면 결국 승리는 롯데였다. 그게 4월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졌던 롯데의 9연승이었다. 하지만 6월 이후 나균안이 시즌 초반과 같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불펜도 무너졌다. '한방'을 보여줘야할 한동희의 부진은 끝없이 이어졌고 거포의 부재로 득점력이 현저히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상반기 마감을 앞두고 5할은 무너졌고 순위권 싸움 가장 치열한 곳에 위치해 있다. 후반기 그들의 기세는 돌아 올 수 있을지. 후술할 연승 팀 처럼 상반기 막판 용병 교체를 단행한 롯데의 행보도 해피엔딩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나균안의 4월 성적 5경기 4승 무패 방어율 1.34,  33 2/3 이닝 5자책 29탈삼진 월간MVP 수상

 

 

-한화 8연승, '리드오프 이진영의 발견. 성공적인 용병교체, 그리고 한단계 성장한 문동주'

출처 :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 8연승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선발진의 안정이다. 최근 몇년간 용병농사에 실패하며 순위가 곤두박질 쳤던 한화는 올시즌에도 버치 스미스의 부상으로 조기 교체가 불가피 했으며 오그레디의 극심한 타격 부진까지 겹쳐 쉽지 않은 리그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대체용병으로 들어온 산체스가 승리요정으로 거듭나며 선발과 불펜이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부담을 내려놓은 것은 자신감으로 이어져, 문동주와 페냐의 호투로 까지 이어졌다. 문동주는 특히 팀이 8연승 하는 기간동안 NC와 삼성을 상대로 완벽투를 펼치며 2승을 따냈다. 문동주의 등판일은 연승의 기대감을 갖게 하기 충분했고, 문동주는 그것을 해냈다. 반면 타석에서도 연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시즌의 주인공과 같은 노시환과 채은성은 물론 꾸준히 활약해줬기 때문에 연승이 가능했지만, 다른 팀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가장 눈에 띄게 연승에 기여한 것은 외야수 이진영이었다. 퓨쳐스리그에서 4할이 넘는 출루율을 보였던 그를 믿고 리드오프로 기용했던 최원호 감독의 기대에 120% 부응한 이진영이다. 연승기간동안 멀티안타도 자주 때려내고 안타를 못치더라도 출루하는 경기를 늘려나갔다. 자신이 갖고 있는 클러치 능력도 가감없이 발휘하면서 장타력도 뽐냈다. 8연승 이전에 '없던 것' 어떻게 보면 이진영의 등장이 한화의 8연승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자신감이 한창 올라온 이진영이 한화를 가을야구로까지 이끌 수 있을지 후반기 그의 활약이 기대 된다.

 

이진영 연승기간 성적 39타수 33타석 11안타 타율 0.333 출루율 0.410 10득점 6타점 1홈런 사사구 5개 

문동주 연승기간 성적  2경기 2승 14이닝 5피안타 2볼넷 14 탈삼진 방어율 0.00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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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 남자를 구한 KIA의 6연승, 용병 교체와 트레이드 그리고 부상 복귀

출처 : 기아타이거즈 제공

대투수 양현종와 떠오르는 신예 이의리, 그리고 슈퍼 루키 윤영철까지. 토종 선발진이 정말 완벽해 타팀의 부러움을 샀던 KIA지만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용병 투수들의 난조때문이다. 앤더슨은 1회 제구 난조를 보이는 날에는 어김없이 무너졌고 메디나는 주자만 나갔다 하면 세트포지션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둘다 개선되기 어려워 보이자 기아는 과감히 교체를 선택했고, 이는 현재까지는 들어맞은 듯 하다. 교체용병으로 합류한 산체스와 파노니 모두 팀의 연승 연장에 힘을 보태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한 경기씩 치른 것이 전부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연승'이라는 키워드를 불러온 중요한 키워드가 된 것 만큼은 확실하다. 후반기 이들의 활약이 계속 된다면 선발 5인이 확실한 KIA의 연승은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태군마마의 광주 입성이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며 KIA의 상위 타선에서 힘을 보태던 류지혁을 보낸 것은 아쉽지만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한승택의 타격 부진, 백업 포수들의 수비불안 등, FA시장에서 박동원을 놓친 뒤 다시금 포수 고민에 빠졌던 KIA는 삼성으로부터 김태군을 영입하면서 안방에 안정을 더했다. 배테랑 포수의 영입은 마운드의 안정을 가져왔고, KIA는 연승을 달렸다. 마지막으로 부상복귀다. 그냥저냥한 전력이탈이 아니었다. 바로 나성범이라는 팀의 기둥이 이탈했던 KIA다. 그런 그가 돌아왔다. 혼자 돌아와도 큰 영향력을 보일텐데 아기호랑이 김도영도 함께 돌아왔다. 돌아온 둘은 연일 장타쇼를 펼치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최형우 홀로 분투하던 기아 타선에 힘이 붙었다. 후반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불펜의 잦은 볼넷이 불안요소긴 하지만 신예 최지민이 자리잡았고, 정해영이 살아나고 있다. 살아나는 KIA덕분에 더 치열해질 중위권 싸움이다.

 

KIA합류 후 김태군 성적 21타수 6안타 타율 0.286 타점 4개

7월 김도영 성적 38타수 13안타 타율 0.342 홈런 2개 5타점 6득점 도루 3개

7월 나성범 성적 41타수 13안타 타율 0.317 홈런 4개 9타점 7득점

 

-용병교체 대 성공,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감, 스타 감독의 형님 리더십 연승 진행 중

출처 : 두산베어스 제공

전통의 강호 두산, 양의지를 영입하긴 했지만 뚜렸한 상승 요인이 없었던 팀이었기에 중위권을 전전하던 시즌 초반의 모습에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종 선발로써 활약해줘야 했던 최원준이 부침을 겪었고 곽빈은 잦은 부상으로 자주 로테이션을 이탈했다. 그나마 돌아온 20승 에이스 알칸타라가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준 덕분에 중위권싸움이 가능했던 두산은 부상에서 뒤늦게 합류했던 딜런 파일을 과감히 방출하고 브랜든을 영입했다. 성공적이었다. 브랜든은 KBO입성 후 4경기동안 2승 1패, 26이닝을 던지며 방어율이 1.04에 불과하다. 브랜든이 거둔 2승은 모두 연승기간에 얻은 승리였다. 다음은 곽빈과 알칸타라다. 곽빈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6월 11일부터 내리 5경기 동안 개인 5연승을 기록중이다. 그의 등판은 곧 승리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인 호투를 보여주고 있다. 알칸타라의 패전은 5월 26일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며 건강함을 뽐낸 알칸타라는 5월 26일 이후 7번의 등판에서 4승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보여주는 초보감독 이승엽이 있다.  그간 스타 출신 감독들은 실험적인 야구를 자주 선보이며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선택을 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다. 하지만 이승엽감독은 비록 초짜이고 스타출신 감독이지만 무대뽀라는 느낌은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선수들을 믿어주고 독려할 뿐이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거나 투지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할때는 무서운 무표정으로 질책하기도 하지만 이해되는 수준이다. 초보감독이지만 안정적이다. 개입이 적기 때문에 감독 덕에 이겼다는 느낌도 잘 받지 못하지만 적어도 감독의 실험적 움직임 때문에 졌다는 느낌은 덜 받는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자기 야구를 할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 같다. 이 믿음과 기다림은 연승이라는 꿀 같은 보상으로 다가왔다.

 

브랜든 연승기간 성적  2경기 2승 무패 13이닝 2자책 ERA 1.38 16탈삼진

곽빈 연승기간 성적 2경기 2승 무패 11이닝 무자책 ERA 0.00 7탈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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